입생로랑 13호와 함께 시작된 나만의 립 컬렉션 이야기

마이 입생로랑 다이어리 글 삽입 이미지

처음 입생로랑을 손에 쥔 건 대학 새내기 시절, 생일 선물로 받은 정사각 골드 케이스의 13호 코랄 립스틱이었다. 그땐 솔직히 색보다는 케이스에 반했었다. 화장대 위에 올려놓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졌고, 가끔 꺼내 발라볼 때면 괜히 조금 더 당당해지는 느낌이 들곤 했다.

그렇게 한 통을 다 쓰고 나서야 깨달았다. 단순히 포장이나 이미지가 아니라, 입생로랑 특유의 컬러감, 발림성, 그리고 지속력까지 하나하나에 담긴 감성이 있다는 걸. 그 이후로 하나둘씩 모으기 시작했다. 한정판이 나올 때마다 색상보다 이름과 이야기에 먼저 마음이 가고, 매장에서 발색을 테스트해보며 내 얼굴 톤에 맞는 립을 찾는 재미도 알게 됐다.

MyYvesSaintLaurent.com을 운영하게 된 건, 그 수많은 경험들을 언젠가 한 번 정리해보고 싶다는 생각 때문이었다. SNS에 올린 짧은 후기들만으로는 다 전하지 못했던 사용감, 컬러의 미묘한 차이, 그리고 나만의 조합 방식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. 가령, 같은 립이라도 톤 보정이 들어간 피부와 생얼 위에 바를 때 그 인상은 전혀 다르다.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건 그런 미묘함이다.

친구들과의 대화 속에서도 “넌 왜 그렇게 립에 진심이야?”라는 말을 종종 듣는다. 그럴 때마다 나는 그냥 웃으며 넘기지만, 사실 나에게 립은 단순한 메이크업 도구가 아니라 ‘그날의 기분’을 만들어주는 장치다. 어떤 날은 센치한 누디 핑크가, 또 어떤 날은 강렬한 레드가 나를 꺼내준다. 입생로랑은 그런 감정을 가장 세련된 방식으로 표현할 수 있게 도와주는 브랜드였다.

이 공간은 브랜드에 대한 애정을 기록하는 동시에, 또 다른 뷰티 마니아들과의 공감대를 이어가는 장소다. 화려한 광고보다, 실제 사용자의 진짜 후기가 필요한 누군가에게 닿기를 바란다. 그리고 언젠가, 나처럼 립 하나로 하루의 분위기를 바꿔본 적 있는 누군가가 이 다이어리의 한 문장에 머물러주었으면 한다.

글: 노채린 뷰티 에디터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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